005. (The Essence of Object-Orientation) 5. 책임과 메시지

5. 책임과 메시지

5.1. 자율적인 책임

객체지향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자율적인 객체 이다.

객체들은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고, 협력 과정에서 맡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자율성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신을 통제해서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 이다.

참고 네이버 사전의 자율성(自律性)
[명사]
1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
2 [생명] 생물체의 조직이나 기관이 중추 신경과 연락이 끊어져도 독립하여 활동할 수 있는 성질.
[유의어] 자립성, 자발성, 주체성

따라서 자율적인 객체스스로 정한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스스로의 의지를 기반으로 행동하는 객체 이다.

반대로 타인이 정한 규칙이나 명령에 따라 판단하고 행동하는 객체는 자율적인 객체라고 볼 수 없다.

여기서 객체의 행동, 행위를 유발하는 유일한 트리거는 다른 객체로부터 요청을 수신한 경우이다.

참고 이 요청이 바로 메시지(Message) 이다.

적절한 책임의 선택이 전체 설계의 방향을 결정하는 만큼 객체지향 설계는 적절한 책임을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하는 과정 속에서 그 진가가 드러난다.

적절한 책임이 자율적인 객체를 만들고, 자율적인 객체들이 모여 유연하고 단순한 협력을 달성한다.

결론적으로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가 가진 자율성이 높을수록 전체 애플리케이션이 품질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 객체의 책임은 어떻게(how) 가 아닌 무엇(what) 을 설명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5.1.1. 추상적인 책임

자율성을 강화한답시고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책임을 할당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책임을 할당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가 이것이다.

객체의 행위를 제한할 정도의 구체적인 책임도 문제지만, 협력의 의도를 명세하지 않은 추상적인 책임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즉 책임은 협력에 참여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추상적이어야, 그 수준 안에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5.1.2. 메시지

객체에 적절한 책임을 할당해야한다는 것은 잘 알았다.

그럼 이 책임을 수행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인 메시지(message) 를 조명할 차례이다.

참고 메시지 전송 관련 원칙은 아래 서적에 적시되어 있다.
ㅡ Object-Oriented Design Heuristics(1996), Arthur J. Riel

객체A는 객체B에 접근하기 위해서 메시지를 전송한다고 가정하자.

이 메시지는 객체B가 가진 출력 행위를 요청한다고 할때, “Print out three” 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Print out”에 해당하는 부분은 메시지 이름(message name) 으로 볼 수 있다.

추가로 세 장을 뽑고 싶어서 “three”라는 추가 정보를 보냈는데 이를 인자(argument) 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메시지는 메시지 이름과 인자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며, 메시지의 전송을 수신자와 메시지의 조합으로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수신자 / 메시지 이름 / 인자 로 나열하면 메시지 전송을 위한 준비를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메시지를 수신 받은 객체는 이 메시지를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지 확인한다.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다” 라는 것은 객체가 해당 메시지에 해당하는 행동을 수행할 책임이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메시지의 개념은 책임의 개념과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메시지를 송신할 수 있다는 것은 수신할 객체의 공개된 영역을 알고 전송하는 것이므로

객체란 메시지를 기준으로 외부와 내부를 분리하여 볼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5.1.3. 메서드

객체의 내부에서 메시지를 처리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을 메서드(method) 라고 한다.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에서 메서드는 클래스 안에 포함된 함수 혹은 프로시저를 통해 구현되며,

메시지를 수신하면 해당 메시지에 대응되는 특정 메서드가 실행된다.

상술 했듯 메시지는 어떻게(how)가 아닌 무엇(what)을 명시하므로 어떤 메서드를 선택할 것인지는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가 결정한다.

5.1.4. 다형성

메시지와 메서드의 개념에 대해 알게되었으니 이 다형성에 대한 이해도 쉽다.

다형성(polymorphism) 이란 서로 다른 유형의 객체가 동일한 메시지에 대해서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서로 다른 타입에 속하는 객체들이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한 경우, 서로 다른 메서드를 이용해 메시지를 처리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형성은 하나의 메시지와 하나 이상의 메서드 사이에 관계로도 볼 수 있다.

다형성은 역할, 책임, 협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서로 다른 객체들이 다형성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객체들이 동일한 책임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형성은 수신자보다는 송신자의 관점에서 좀 더 중요한데, 수신자 객체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처리하더라도 송신자 객체는 어떻게 처리하는 지에 대해선 굳이 구별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다형성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객체들 사이의 대체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좀 더 유연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설계를 할 수 있게 만든다.

객체지향적 용어로 표현해본다면

다형성은 송신자와 수신자 간에 객체 타입에 대한 결합도를 메시지에 대한 결합도를 낮춤으로서 달성된다.

송신자 입장에선 수신자가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만 인지해도 된다면 설계 품질을 매우 높일 수 있다.

1. 협력이 유연해진다.
송신자는 수신자가 메시지를 이해한다면 누구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수신자에 대한 가정이 없으므로 다른 타입의 수신자로 대체해도 송신자를 알 필요가 없다.

송신자에 대한 파급효과 없이 유연하게 협력을 변경할 수 있다.

2.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확장할 수 있다.
송신자에 대한 영향 없이 수신자를 교체할 수 있기에 협력의 세부적인 수행 방식을 쉽게 수정할 수 있다.

협력이 동작하는 방식은 변경되지만 협력의 구조는 변경되지 않는다.

협력을 확장하는 경우 새로운 유형의 객체를 협력에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된다.

3. 협력이 수행되는 방식을 재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문맥에서 협력을 재사용할 수 있다.

5.2. 객체지향 설계의 중심 - 메시지

객체지향의 기본 개념은 책임을 수행하는 객체들의 협력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이다.

다른 객체와 협력할 필요가 있는 객체는 메시지를 전송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미리 정의된 방법에 따라 메서드를 선택하여 메시지를 처리한다.

이처럼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의 중심 사상은 연쇄적으로 메시지를 전송하고 수신하는 객체들 사이의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클래스 기반의 객체지향 언어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을 클래스의 집합으로 생각한다.

클래스가 코드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추상화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객체지향의 강력함dms 클래스가 아니라 객체들이 주고 받는 메시지로부터 나온다.

다시말해 객체지향 애플리케이션은 클래스를 이용해 만들어지고 메시지를 통해 정의되는 것이다.

메시지가 아니라 데이터를 중심으로 객체를 설계하는 방식은 객체의 내부 구조를 객체 정의의 일부로 만들기 때문에 객체의 자율성을 저해한다.

객체의 내부 구조가 감춰지지 않으면 이는 객체가 가진 자율성의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데이터에 대한 결정을 뒤로 미루면서 객체의 행위를 고려하기 위해서는 객체를 각각 독립된 단위가 아닌 협력이라는 문맥안에서 생각해야 한다.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는 어떤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가와 어떤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객체 사이의 협력 관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객체지향 설계의 중심에는 메시지가 위치 한다. 객체가 메시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가 객체를 선택하도록 해야한다.

5.2.1. 책임-주도 설계 리마인드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책임-주도 설계는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을 이용해 시스템을 설계하는 방법이다.

메시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설계 방법을 정리해보자.

이 설계 방법에서 역할, 책임, 협력을 식별하는 것은 애플리케이션이 수행하는 기능을 시스템의 책임으로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순차적으로 나열해보자.

  • 시스템이 수행할 책임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시작할 적절한 객체를 찾는다.
  • 시스템의 책임을 객체의 책임으로 할당한다.
  • 객체가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한지 검증한다.
  •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어떤 메시지가 필요한지 결정한다.
  • 메시지를 결정한 뒤에는 메시지를 수신하기에 적합한 객체를 선택한다.
  • 수신자는 송신자가 메시지를 보내면서 기대한 바를 충족시킨다.
  • 수신자 객체도 다른 객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위의 과정을 반복한다.
  • 시스템의 책임이 완전하게 달성될때가찌 메시지를 통한 협력 과정을 반복한다.

What-Who 사이클

책임-주도 설계의 핵심은 어떤 행위가 필요한지를 결정하고, 이 행위를 수행할 객체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What-Who 사이클 이라고 부른다.

참고 Timothy Budd의 Object-Oriented Programming 에서 언급되는 개념이다.

이는 객체 사이의 협력 관계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위(what) 를 수행할 것인지 결정한 뒤 누가(who) 그 행위를 결정해야하는 것인지를 의미한다.

여기서 어떤 행위가 바로 메시지이다.

디미터 법칙

메시지를 먼저 결정하고 객체가 메시지를 따르게 하는 설계 방식은 객체가 외부에 제공하는 인터페이스가 독특한 스타일을 따르도록 강제하곤 한다.

이런 스타일을 디미터의 법칙(Law of Demeter) 라고 부른다.

디미터의 법칙은 다른 객체가 어떠한 자료를 갖고 있는지 알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소 지식 원칙으로도 알려져 있다.

다시말해 다른 객체의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강한 결합을 유도하므로, 아예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설계하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 다른 말로는 묻지 말고 시켜라(Tell, Don’t Ask) 스타일이라고도 한다.

5.3. 객체 인터페이스

인터페이스는 어떤 두 사물이 마주치는 경계 지점에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이어주는 방법이나 장치를 의미한다.

개발자들은 미리 약속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를 통해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 혹은 객체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익숙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터페이스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닌다.

  1. 인터페이스의 사용법을 익히기만 한다면 내부 구조나 동작 방식을 몰라도 쉽게 대상을 조작하거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2. 인터페이스 자체는 변경하지 않고 단순힌 내부 구성이나 작동 방식만을 변경하는 것은 인터페이스 사용자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않는다.
  3. 대상이 변경되더라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상호작용할 수 있다.

객체가 다른 객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메시지 전송이므로, 객체의 인터페이스는 객체가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목록으로 구성될 수 밖에 없다.

즉 객체가 어떤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는지가 객체가 제공하는 인터페이스의 모양을 결정한다.